
폐암 치료 기술이 발전하면서 환자의 생존율은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경제적 형편에 따른 생존율 격차는 컸다. 의료급여 수급권자의 폐암 5년 생존율은 36.9%에 그친 반면, 소득이 가장 높은 직장가입자는 71.0%에 달해 두 집단 사이에 34.1%포인트 차이가 났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사장 강청희)과 대한폐암학회(이사장 우홍균)는 건강보험 빅데이터를 활용한 '2026 폐암 백서(Lung Cancer Fact Sheet in Korea 2026)'를 15일 공동 발간했다.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발간한 백서로, 2008년부터 2025년까지 18년간 국내 폐암 발생과 치료, 생존 현황을 분석했다. 특히 올해는 소득 수준과 거주 지역에 따른 폐암 발생률과 사망률 등을 새롭게 살폈다.

소득에 따른 격차는 폐암 발생률에서도 확인됐다. 2025년 의료급여 수급권자의 폐암 연령표준화 발생률은 인구 10만명당 81.1명으로 가장 높았다. 건강보험 지역가입자 중 소득 상위층은 57.5명, 최상위층은 58.7명이었다. 의료급여 수급권자의 발생률이 지역가입자 소득 상위층보다 약 41% 높았다.
거주 지역별로는 농촌에서 폐암이 상대적으로 많이 발생했다. 인구 10만명당 연령표준화 발생률은 대도시 61.7명, 중소도시 62.1명, 농촌 65.6명 순이었다. 연령표준화 발생률은 집단마다 다른 연령구조를 보정해 질병 발생 수준을 비교하는 지표다.
다만 소득이나 거주 지역이 이러한 격차를 직접 일으켰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흡연력과 직업·환경적 노출, 진단 당시 암의 진행 정도, 동반질환, 의료 접근성 등 여러 요인이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폐암 신규 환자는 계속 늘었다. 2025년 새로 폐암을 진단받은 환자는 남성 2만1488명, 여성 1만1438명으로 모두 3만2926명이었다. 전체 환자의 67.1%는 60~79세에 집중됐다.
반면 인구 고령화의 영향을 보정한 폐암 발생률은 감소했다. 인구 10만명당 연령표준화 발생률은 2008년 67.3명에서 2020년 64.4명, 2025년 62.1명으로 낮아졌다. 고령인구가 늘면서 신규 환자는 증가했지만, 연령구조를 고려한 발생률은 낮아지는 흐름이다.
치료 양상도 달라졌다. 폐암 진단 후 1년 안에 수술을 받은 환자의 비율은 2008년 22.7%에서 2025년 39.2%로 16.5%포인트 높아졌다. 다른 치료를 병행하지 않고 수술만 받은 환자의 비율도 같은 기간 17.9%에서 33.2%로 증가했다.

환자의 생존 성적 역시 개선됐다. 폐암 진단 후 1년 생존율은 2008년 48.8%에서 2024년 70.3%로 상승했다. 5년 생존율은 2008년 18.7%에서 2020년 38.4%로 두 배 이상 높아졌다. 5년 생존율은 진단 이후 장기간 추적해야 하므로 1년 생존율과 분석 기준 연도가 다르다.
대한폐암학회는 국가폐암검진 등 조기진단 기술과 수술·방사선치료의 발전, 표적항암제와 면역항암제 도입 등을 폐암 생존율 향상의 주요 배경으로 설명했다. 다만 이번 통계만으로 각 치료법이 생존율 개선에 얼마나 기여했는지 구분하기는 어렵다.
이번 백서는 치료 성적의 개선뿐 아니라 소득과 거주 지역에 따른 건강격차도 보여줬다.
강청희 건보공단 이사장은 발간사에서 정확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질병의 변화를 파악하고, 사회경제적 수준과 지역에 따른 건강격차를 구체적으로 살피는 일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우홍균 폐암학회 이사장도 이번 백서가 폐암 예방과 조기진단, 치료, 장기적인 환자 관리 정책을 수립하는 데 근거자료로 활용되기를 기대했다.
양 기관은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폐암 예방과 조기검진의 중요성을 알리고, 소득과 지역에 따른 건강격차를 줄이기 위한 정책 마련을 지원할 계획이다.
